건강 인접
여덟 시간을 잤는데도 아침이 무겁더라고요
오늘 아침에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어요. 그런데 몸이 안 일어나더라고요. 이불 밖으로 팔 하나 빼는 데 십 분은 걸린 것 같아요.
분명히 여덟 시간을 잤거든요. 자기 전에 시계도 봤고 일어나서도 봤으니까 계산이 틀리진 않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무거운 걸까요.
그런 날은 제일 먼저 저를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요즘 생활이 흐트러졌나, 어제 뭘 잘못했나 하고요.
근데 잠이 그렇게 정직한 계산은 아닌 것 같아요. 여덟 시간을 넣었다고 여덟 시간만큼 개운함이 돌아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저도 모르는 거니까요.
생각해보면 같은 시간을 자고도 가벼웠던 아침이 있었어요. 잠이 전부라면 설명이 안 되는 날들이죠.
그러다 알게 된 게 하나 있어요. 개운함은 얼마나 잤느냐만큼, 어떻게 깼느냐에도 달려 있더라고요.
몸은 시계보다 빛을 먼저 믿는대요. 알람이 아무리 아침이라고 해도 방이 어두우면 몸은 아직 밤인 줄 알아요. 이불 속에서 휴대폰만 보는 십 분은, 몸한테는 밤이 연장되는 십 분인 거죠.
그래서 저는 그런 날 아침 순서를 아주 단순하게 줄여요. 눈 뜨면 생각보다 먼저 커튼부터 열어요. 일어날 시간인지 아닌지, 그 판단을 빛한테 맡기는 거예요.
그다음은 물 한 컵이에요. 밤새 몸이 조용히 말라 있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와서 발바닥으로 바닥을 한번 느껴봐요.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잠을 깨우는 데 은근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마지막 하나는 순서예요. 무거운 날은 오전 첫 일을 제일 쉬운 걸로 바꿔요. 쉬운 일 하나가 끝나면 몸이 조금씩 따라오거든요.
이게 다 해서 오 분도 안 걸려요. 대단한 회복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몸이 아침 쪽으로 넘어올 시간은 벌어줘요.
오늘 아침이 무거웠다면 그건 어제의 잘못이 아니라, 그냥 그런 밤이 있었던 것뿐이에요. 저는 내일도 일단 커튼부터 열어보려고요. 그것만으로도 아침이 조금은 수월할 것 같아요.
루틴 레시피
몸은 시계보다 빛을 먼저 믿어요. 일어날 시간이라는 판단을 알람 대신 빛에게 맡겨보는 거예요.
밤새 몸은 조용히 말라 있어요. 아침에 몸에게 건네는 첫인사예요.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잠에서 몸으로 건너오는 다리가 되어줘요.
무거운 아침엔 순서를 바꿔도 괜찮아요. 쉬운 일 하나가 끝나면 몸이 조금씩 따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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