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보다 재미로 시작해보자
의지보다 재미는 나를 충전시킨다
지난주에 퇴근하고 운동 가려고 운동복까지 다 갈아입었어요. 그런데 현관에 앉아서 신발끈만 만지작거리다 보니 30분이 지나 있더라고요.
결국 그날은 안 나갔어요. 옷만 다시 갈아입고 소파에 누웠죠.
이상하죠. 가기로 한 것도 나고, 옷까지 입은 것도 나인데, 몸이 문 앞에서 딱 멈추더라고요.
근데 며칠 뒤에 친구가 배드민턴 치러 가자고 했을 때는 신발 신는 데 10초도 안 걸렸거든요.
그때 알았어요. 몸이 무거웠던 게 아니라 마음이 무거웠구나.
'가야 하는데'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기도 전에 숙제가 돼요.
사람은 해야 하는 일 앞에서는 자꾸 미루고, 하고 싶은 일 앞에서는 이유를 안 찾죠.
그래서 요즘은 운동이라는 단어를 좀 내려놨어요.
대신 움직일 일이 저절로 생기는 자리를 만들어요.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 돌아서 걷거나, 집에서 좋아하는 노래 한 곡 틀어놓고 대충 몸을 흔들거나. 누가 보면 운동이라고 안 할 것들이에요.
근데 신기하게 이런 건 문턱이 없어요.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결심할 필요도 없거든요. 이미 밖에 나와 있거나, 이미 노래를 듣고 있으니까요.
현관에 30분 앉아 있던 날의 저는 너무 큰 문을 한 번에 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작은 문은 열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지더라고요.
오늘도 헬스장은 안 갔어요. 대신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었는데, 저녁 바람이 꽤 좋더라고요.
이런 날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언젠가 현관에서 신발끈 매는 일도 훨씬 가벼워질 것 같아요.
루틴 레시피
이미 밖에 나와 있을 때라 시작할 게 없어요. 운동복도 결심도 필요 없는 게 제일 큰 장점이에요.
남이 안 보는 방에서, 운동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는 움직임이에요. 한 곡이면 충분해요.
결심이 아니라 위치로 만드는 산책이에요. 내리고 나면 걷는 것 말고는 할 게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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